조국 사태, 우리는 왜 외면했는가? 박구용 교수가 말하는 ‘도덕시즘’과 권위주의(다스뵈이다)
2025년 8월, ‘월말 김어준’ 방송에 출연한 철학자 박구용 교수는 또 한 번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 그는 ‘조국 사태’를 주제로, 개인적인 고백과 함께 대한민국 사회의 도덕, 권위주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철학적으로 조명했습니다.
그는 단순한 시사 논평자가 아닙니다. 철학자답게 사건을 구조적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반성하며, 우리 모두가 묻고 생각해야 할 질문들을 꺼내놓습니다. 오늘 이 글은 박구용 교수의 발언을 중심으로, 조국 사태가 왜 단순한 정치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비추는 철학적 거울인지를 풀어봅니다.
1. “나는 외면했다” – 철학자의 고백
방송 초반, 박구용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조국 교수의 편에 있었지만, 그 재판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지 않았다. 너무 괴로워서 피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이 겪었던 고통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철학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4.3, 동학, 5.18 정신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자신이 왜 그토록 중요한 민주주의 위기의 순간에 외면했는지를 되묻습니다. 이 고백은 단지 개인적인 후회가 아닙니다. 그것은 이 사회 전체의 무관심과 침묵에 대한 고발입니다.
“그때 나는 싸워야 했는데, 외면했다. 나의 침묵도 하나의 동조 아니었을까.”
2. 도덕이 아닌 ‘도덕시즘’ – 정의의 탈을 쓴 권위주의
박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을 공격한 사회적 분위기를 ‘도덕시즘’이라 규정합니다. 이는 진정한 도덕적 성찰이 아니라, 도덕이라는 외피를 쓴 집단적 폭력을 의미합니다.
도덕시즘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진실에 대한 검증 없이 감정적으로 반응함
- 권력과 권위에 복종하면서 스스로 정의라고 착각함
-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공감 없이 비판에만 집중함
- 도덕적 기준을 내세우며 타인을 판단하고 단죄함
“우리는 도덕을 앞세워 비판했지만, 그 이면에는 권위에 대한 복종이 있었다.”
3. 조민, 고졸이 되다 – 대학은 부역했다
박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가 고졸 판정을 받은 사건을 언급하며 한국 대학의 추락을 선언합니다.
“조민을 고졸로 만든 건, 대학이 권력에 부역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국민대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직접 거론하며 다음과 같이 비판합니다:
- 국민대학교: 김건희 여사 논문은 유효하다고 하면서, 조민의 학위는 박탈
- 서울대학교: 조국 교수를 파면하며 학문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
- 대학 총장들: 정의보다 권력의 눈치를 본 선택
“조민은 고졸이 되어도 좋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거짓을 말하게 하지 않겠다고. 그에 비하면 대학 총장들은 조민만도 못한 사람들입니다.”
4. 권위주의 – 이 사회의 진짜 병
이 사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권위주의’입니다. 박 교수는 조국 가족을 파괴한 힘이 단순히 검찰 권력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권위주의적 체질이라고 봅니다.
이 권위주의는 보수 세력뿐 아니라, 진보 진영 내부에도 뿌리 깊게 존재합니다.
“나는 좋은 것이니까 너도 받아야 한다, 이건 진보가 아니라 권위입니다.”
그는 민주당이 처한 위기의 본질도 이와 관련 있다고 말합니다. ‘좌파 권위주의’의 잔재를 버리지 않으면, 더 이상 진보일 수 없다는 경고입니다.
5. ‘폴리티컬 컴퍼스’로 보는 우리 사회의 좌표
방송 후반, 박 교수는 영국의 정치 성향 테스트인 ‘Political Compass’를 소개합니다.
이 테스트는 정치 성향을 다음과 같은 두 축으로 나눕니다.
- 좌/우(X축): 경제적 입장 (사회주의 ↔ 자본주의)
- 상/하(Y축): 권위 ↔ 자유
박 교수는 이 기준으로 한국 사회의 정치 세력과 인물들을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 윤석열: 우파 권위주의
- 안철수: 극중주의
- 민주당: 중도 좌파 권위주의
- 조국 신당: 좌파 자유주의
- 박구용 교수: 좌하단(좌파 자유주의) 가장 끝에 위치
6. 왜 지금 문화와 예술이 필요한가
박 교수는 문화와 예술을 단순한 ‘부가가치’가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의 핵심 수단이라고 주장합니다.
“권위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문화, 예술, 그리고 인간관계다.”
그는 20대 남성이 정치적으로 70대보다 보수화된 현상에 주목합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선 단순한 정책이나 구호가 아닌, 문화적 소통과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7. K-민주주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지금 제대로 공부하고 진단한다면, K-민주주의가 세계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를 위해 다음을 제안합니다:
- 한국형 정치 성향 분석 툴 개발
- 여론조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세대 이해
- 문화 예술을 통한 세대 간 소통
- 외국어 번역과 책 출판을 통한 전 세계 확산
8. 결론 – 철학자는 질문하는 사람이다
이번 방송의 핵심은 단순히 조국을 옹호하자는 것도, 검찰을 비판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고 기억하며,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이 질문에 철학자 박구용은 답을 제시합니다.
- “나는 외면했다”
- “나는 도덕의 탈을 쓴 권위주의에 동참했다”
- “이제는 질문해야 한다”
-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 모두가 자신의 정치적 좌표를 인식하고, 타인의 입장과 고통을 공감하고, 함께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철학적 촉구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스펙도, 파벌도, 이념도 아닌 깊은 사유, 연대, 그리고 성찰의 시간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